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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정말 재밌쥬? 고전이 답했다 개그맨이자 연기자, 메밀국수집 CEO, 강사로 종횡무진 활동하는 고명환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매일 6시가 조금 넘으면 아침을 깨우는 작가님의 활기 찬 얼굴을 유튜브로 만날 수 있다. 작품 하나가 끝날 때마다 적어도 1달에서 3달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던 번아웃은 매일 아침 확언을 시작하면서 1,000일이 넘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찾아온 일이 없다고 한다. 확언을 하기 전 고명환 작가는 고전 한 문장을 읽고 사색하며 느낀 통찰을 한 보따리 풀어놓는다. 책을 몇 권 읽었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책에서 내가 깨달은 점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책 읽기임을 늘상 강조한다. 잘 나가던 개그맨이자 연기자로 살던 2005년, 드라마를 찍고 과속으로 운전하다 큰 사고가 났다. 죽음의 .. 2024. 10. 5.
나를 찾아 떠난 머나먼 방황의 끝,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올해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하나씩 읽고 있다. 그간 ‘수레바퀴 아래서’나 ‘데미안’, ‘싯다르타’ 등 헤세의 대표작을 읽어왔지만 9월에 읽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앞의 작품을 모두 아우르고도 남을 만큼 웅장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지와 사랑’이라는 번역본으로도 소개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수도원에서 만난 상반된 성격의 두 젊은이가 앎(知)과 사랑으로 진짜 나를 만나고 성장해 가는 긴 여정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마리아브론 수도원의 학생인 나르치스는 뛰어난 희랍어 실력과 사람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으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생들을 가르친다. 찬사와 흠모를 받기도 하지만 나르시스트이면서 독단적인 성격 탓에 시기와 질투를 받기도 한다. 고요한 수도원에 어느 날 골드문트라는 신입생이 들어온다. .. 2024. 10. 5.
불편한데 땡기네, 불편한 편의점 나는 편의점이란 장소를 떠올릴 때마다 최진실, 최수종 주연의 드라마 ‘질투’가 생각난다. 행인이 오가는 거리를 바라보며 컵라면을 먹는 모습이 유난히 자주 등장하던 청춘 드라마 덕분일까. 한 때는 힙한 데이트 장소이기도 했던 편의점은 이제 퇴직자들이 생활을 꾸리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고 학비를 벌거나 생활비를 벌려는 젊은이들의 치열한 직장이기도 하다. 여기 한물 간 낡은 빌라촌에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아닌 한물 간 편의점에 독고라는 이상한 이름의 사내가 야간 알바를 한다. 서울역에서 신분증이 든 파우치를 찾아준 일을 계기로 인자한 사장님께 발탁된 독고는 서울역에서 기거하던 노숙자다. 행동도 굼뜨고 말도 더듬어 제대로 일이나 배울 수 있을까 싶던 모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고는 자기만의 속도로 여유있게 제 몫을.. 2024. 9. 19.
터널에서 만난 띵작, 무정형의 삶 북클럽과 함께 갈 여행을 앞두고 설레던 우리를 위해 친구가 책 선물을 보내주었다. 여행 전 힘빠지는 일이 많아 에너지가 바닥이었던 나는 글자만 봐도 토할 것 같았다. 책은 택배로 어김없이 도착했지만 휴가가 시작된 후에도 책을 집어들 힘조차 없었다. “나는 읽어가지 않을래. 글자만 봐도 토 나오려고 해.” 시댁 식구들과 감포 바닷가로 여행 다녀오던 날,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가지 않아 몽롱한 기분 속에 터널로 차가 진입했다. 환한 햇살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시커먼 어둠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아! 지금 내 마음이 딱 이렇구나.” 끝날 기미가 없는 터널을 답답한 마음으로 보았다. 언제 끝나나, 이 답답한 공기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마음이 요동을 칠수록 캄캄한 터널은 내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끝없이 이어졌다.. 2024.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