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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정말 재밌쥬? 고전이 답했다

by passion_estar 2024. 10. 5.


개그맨이자 연기자, 메밀국수집 CEO, 강사로 종횡무진 활동하는 고명환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매일 6시가 조금 넘으면 아침을 깨우는 작가님의 활기 찬 얼굴을 유튜브로 만날 수 있다. 작품 하나가 끝날 때마다 적어도 1달에서 3달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던 번아웃은 매일 아침 확언을 시작하면서 1,000일이 넘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찾아온 일이 없다고 한다. 확언을 하기 전 고명환 작가는 고전 한 문장을 읽고 사색하며 느낀 통찰을 한 보따리 풀어놓는다.

책을 몇 권 읽었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책에서 내가 깨달은 점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책 읽기임을 늘상 강조한다. 잘 나가던 개그맨이자 연기자로 살던 2005년, 드라마를 찍고 과속으로 운전하다 큰 사고가 났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그는 그간 중요하게 여기던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는 걸, 그리고 자신이 원해서 이끄는 삶이 아니라 사회가 바라는 성공한 삶을 쫓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전과 다른 삶을 살고 싶었던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책이었다. 그렇게 20년 가량 책을 읽으며 그는 잘 나가는 CEO로 변신했고 지금은 1년에 책을 한 권씩 내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 책 ‘고전이 답했다’는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가슴 속에 붙잡고 있었던 하나의 물음인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이란 무엇인가’의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저자는 그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고전을 게걸스럽게 읽고 사색했다.

p17.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거라 믿었다. 오늘 당장은 지옥같이 힘들지만 5-6년만 지나면 안정적인 수입이 생기고 안정적으로 대학로에서 연기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p17. 자신의 꿈이나 내적자유를 추구하기보다 외부적인 경제 상황을 먼저 해결한 것. 금방 해낼 수 있으니 현재를 조금만 희생하자 마음먹은 것. 하지만 그렇게 미루다보면 결국 죽음 앞에 갈 때까지 꿈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 그걸 모른 채로 살아왔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도 ‘그레고르 진짜 불쌍하네. 가족들 정말 너무하네.’ 따위의 생각 밖에 못했다. 고명환 작가는 벌레가 되어 바깥 세상과 점차 차단되어 인간으로의 기능과 소통을 점차 잃어가는 주인공을 병원에 입원해 꼼짝없이 누워 있을 때의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 보았다. 그리고 한낱 벌레일지라도 자기 의지대로 산다면 그렇게 살지 않는 인간보다 낫다는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이 책은 고전을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며 이 책을 읽고 나면 고전이 너무 읽고 싶어질 거라는 게 작가의 의도라면 일단 성공한 것 같다. 책을 읽는 중간 작가가 언급한 책을 따로 쟁여놓고 ‘변신’부터 다시 읽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책을 시작하면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사라졌다. 북클럽에 참여하기 위해 시간에 쫓기듯 읽기만 하고 생각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자주 멈춰서서 읽은 문장을 곱씹어 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다시 깨달았다.

p73. 어쩌면 내가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을 살지 않은 건 아닐까? -‘이반 일리치의 죽음’ 중

p92. 가장 오래 산 사람은 가장 나이 들어 죽은 사람이 아니라 인생을 잘 느끼다 죽은 사람이다. -‘에밀’ 중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외제차를 타고, 계절마다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인생 뭐 있나? 나도 많이 벌어서 그들처럼 떵떵거리며 살고 싶다는 생각에 휴일이고 주말이고 악착같이 돈을 벌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게 당연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생각하니 쉬는 시간조차 아까웠다. 결국은 건강을 해쳤고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수많은 강의를 듣고 새로운 것들을 배웠지만 결국은 책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그 시간이 후회되지는 않는다. 그 또한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아직도 나는 혼란의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250쪽 가량의 가볍고 얇은 책이지만 내용까지 가볍지는 않다.

참, 치료 받으러 가서 기다리는 동안 읽으려고 이 책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한 여자 분이 겉표지를 보고 호기심이 일었는지 “그 책 재미있어요?”하고 물었다. “너무 재미있어요. 꼭 읽어보세요.”하고 나도 모르게 강추했다.

-고전을 읽고 싶은데 어려워서 시도하지 못하는 분
-책 읽을 시간이 없는 분
-문득 살아온 인생이 허무한 분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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